2026/05 9

내가 글에서 '유저' 대신 '고객'이라고 쓰는 이유

혹시 오늘 작성한 기획서나 마케팅 문구에 '유저(User)'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쓰셨나요? 저도 예전에는 '유저들의 반응을 봐야 한다', '유저를 더 모아야 한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IT 회사나 마케팅 업계에서 유저라는 말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전문적인 용어처럼 느껴지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제 모든 글에서 '유저'라는 단어를 지우고 있습니다. 대신 '고객'이라는 말을 씁니다. 단어 하나 바꿨을 뿐인데,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제 글의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유저'라는 단어가 지닌 차가운 느낌'유저'라는 말은 어떤 기능이나 시스템을 '사용하는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자나 기획자들에게 유저라는 단어는 매우 익숙합니다. 버튼이 잘 눌리는지, 화면이 멈추지 않고..

일하는 방식 2026.05.27

AI로 시간을 아꼈는데, 왜 우리는 더 지치고 힘들까?

요즘 SNS를 보면 AI로 써서 남들보다 훨씬 앞서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우리 진짜 솔직하게 한 번 이야기해 봅시다. AI를 쓰고 나서 정말로 삶이 여유로워지셨나요? 마음이 편해지고 진짜로 일찍 퇴근하고 계시나요? 제 주변을 보면 오히려 정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분명 AI를 써서 자료도 금방 찾고 글도 빠르게 쓰는데, 이상하게 전보다 야근을 더 많이 하거나 온몸이 녹초가 되어 힘들어합니다. AI라는 똑똑한 도구를 쓰면서도 왜 우리의 일상은 여전히 바쁘고 지치기만 하는 걸까요? 너무 성실해서 생기는 이상한 현상 이유는 우리가 너무 성실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우리가 AI 덕분에 3시간이라는 자유 시간이 생기면, 그 시간에 잠깐 숨을 돌리거나 더 가치 있는 일을 고민하기보..

일하는 방식 2026.05.24

B2B 마케터가 데이터를 콘텐츠로 만드는 3가지 방법

B2B 업계에서 마케팅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회사의 기술력이나 성과를 증명하기 위해 보고서에 있는 숫자와 그래프를 그대로 콘텐츠에 옮겨 적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숫자만으로는 잠재 고객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숫자는 결과일 뿐, 그 숫자가 나의 실제 업무 환경을 어떻게 바꾸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콘텐츠 마케터는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가 만들어진 고객의 행동에 집중해야 합니다. 숫자를 콘텐츠로 바꿀 때 기억해야 할 세 가지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1. 숫자가 변한 원인을 '고객의 행동'에서 찾기 단순히 '지난달보다 회원가입률이 20% 올랐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을 기록한 보고서에 가깝습니다. 숫자가 갑자기 오르거나 내렸다면, 그 변화가 일어난 원인을..

콘텐츠 전략 2026.05.20

AI가 다 해준다는 시대, 내가 기본기를 강조하는 이유

요즘 커뮤니티나 SNS를 보면 어디를 가도 'AI 자동화'가 빠지지 않습니다. 복잡한 기획안을 단 몇 초 만에 뽑아내고, 어려운 코딩도 뚝딱 해결했다는 후기들이 매일같이 올라옵니다. 새로운 GPT 덕분에 각종 광고 이미지도 쉽게 만듭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 삶이 편해지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흐름을 보면서 점점 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많은 사람이 AI가 만들어준 결과물을 보고, 그것을 온전히 '자신의 실력'이라고 믿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기초적인 지식이나 고민의 과정 없이 도구가 내놓은 답을 그대로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은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를 무너지게 만듭니다. 지식이 없으면 AI에게 의존만 하게 된다 몸의 체력이 바닥나면 어떻게 될까요? 바르게 앉아 있기보..

일하는 방식 2026.05.15

신입 마케터도 바로 이해하는 온드·언드·페이드 미디어 핵심 정리

마케팅 업무를 시작하면 자주 접하는 용어들이 있습니다. 바로 '온드 미디어', '언드 미디어', '페이드 미디어'입니다. 이 세 가지를 합쳐 ‘트리플 미디어’라고 부릅니다. 용어 자체는 낯설지 않지만, 실무에서 이 미디어들을 어떻게 섞어서 사용해야 할지, 그리고 누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지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각 미디어의 핵심 개념을 정리하고, 콘텐츠·브랜드·퍼포먼스 마케터가 각각 어떻게 협업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브랜드가 소유한 자체 채널, '온드 미디어'온드 미디어는 브랜드가 직접 소유하고 통제권을 가진 매체를 의미합니다. 자사 웹사이트, 공식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뉴스레터 등이 대표적입니다. ◾ 핵심 목적: 고객과의 지속..

일하는 방식 2026.05.14

브랜드 마케팅의 밈 활용과 조회수의 함정

최근 인기 치킨 브랜드 '페리카나'의 공식 SNS에 사과문이 올라왔습니다. 부적절한 밈을 사용했다는 게 이유였죠. SNS에서 한창 유행하던 소재였지만, 불륜이라는 민감한 키워드가 엮여 있다 보니 브랜드가 가져다 쓰기엔 분명 선을 넘은 면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부터 힙하다는 스타트업까지, 야심 차게 올린 게시물이 순식간에 '비호감'의 상징이 되어 사과문과 함께 사라지는 광경을 우리는 너무 자주 봅니다. 도대체 왜 똑똑한 사람들이 모인 기업들이 이런 빤한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다들 '가짜 숫자'에 눈이 멀어 있기 때문입니다. 1. 조회수가 높다고 무조건 성공이 아니다 요즘 브랜드 마케터, 특히 SNS 담당자들의 성적표는 조회수나..

AI로 기술은 좋아졌는데, 왜 고객은 서비스를 공부하며 써야 할까?

얼마 전 저는 ‘어렵게 쓰는 것은 게으름이고, 쉽게 쓰는 것이 실력이다’라는 글을 썼습니다. 개발자들이 기술 블로그를 쓸 때 자신의 편리를 위해 어렵고 딱딱한 용어를 고집하는 심리를 짚어본 글이었죠. 핵심은 간단했습니다. 내가 아는 걸 남에게 쉽게 설명하는 건 엄청난 에너지가 드는 일이고, 그 수고를 하기 싫어서 전문 용어 뒤로 숨는 건 그냥 게으른 것이라는 점입니다. 요즘 쏟아지는 AI 서비스들을 보면서 그때와 비슷한 생각이 듭니다. 만드는 사람이 자기 편한 대로 만들어 놓고, 고객에게는 '정말 대단한 도구니까 공부해서 쓰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서비스를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글쓰기를 넘어 서비스 기획에서도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고객에게 어려움을 강조하는 건 기업의 게으름이고, 쉽게 사용하..

기록과 관찰 2026.05.11

읽기 편한 글을 만드는 5가지 쉬운 습관

열심히 글을 썼는데, 막상 다시 읽어보면 내가 써놓고도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다시 읽어보려 해도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이런 글은 독자가 읽다가 그냥 창을 닫게 만들 뿐입니다. 글을 잘 쓰려면 어휘력이 풍부하거나 문장 실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평소엔 잘 쓰지도 않는 어려운 단어를 억지로 넣거나 문장을 그럴싸하게 꾸미려 애쓰기도 하죠. 하지만 결과는 오히려 반대일 때가 많습니다. 글이 무거워질수록 읽기는 더 힘들어지니까요. 정말 좋은 글은 단순합니다. 읽자마자 '아, 이 말이구나!'하고 바로 이해가 돼야 하죠. 오늘은 지금 바로 내 글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읽기 편한 글을 만드는 5가지 습관'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1. 문장은 일단 짧게 툭툭 끊으세요 ..

콘텐츠 전략 2026.05.09

장례식 예약 앱에서 ‘상품 결제’라는 단어를 빼야 하는 이유

부모님의 마지막 길을 준비하는 상주에게 '장바구니에 담긴 상품을 결제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뜬다면 어떨까요? 기술적으로는 완벽한 설계일지 몰라도 유가족에게는 이보다 무례한 경험이 없을 겁니다. 많은 회사가 서비스를 만들 때 의식하지 못한 채 '비즈니스 언어'를 고객에게 내밀곤 합니다. 개발자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기 편한 단어, 기획자가 관리자 페이지에서 구분하기 쉬운 용어를 그대로 고객용 화면에 노출하는 거죠. 하지만 서비스의 진짜 실력은 화려한 기능이 아니라 고객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를 세심하게 살피는 ‘눈치’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이걸 UX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사람을 대하는 ‘예의’를 지키는 일에 더 가깝습니다. 익숙한 시스템 용어가 서비스의 진심을 가리는 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고 정신이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