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커뮤니티나 SNS를 보면 어디를 가도 'AI 자동화'가 빠지지 않습니다. 복잡한 기획안을 단 몇 초 만에 뽑아내고, 어려운 코딩도 뚝딱 해결했다는 후기들이 매일같이 올라옵니다. 새로운 GPT 덕분에 각종 광고 이미지도 쉽게 만듭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 삶이 편해지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흐름을 보면서 점점 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많은 사람이 AI가 만들어준 결과물을 보고, 그것을 온전히 '자신의 실력'이라고 믿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기초적인 지식이나 고민의 과정 없이 도구가 내놓은 답을 그대로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은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를 무너지게 만듭니다.
지식이 없으면 AI에게 의존만 하게 된다
몸의 체력이 바닥나면 어떻게 될까요? 바르게 앉아 있기보다는 어딘가에 기대고 싶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몸이 편한 길만 찾게 됩니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버텨낼 힘이 없으면 나타나는 본능적인 반응입니다.
업무도 똑같습니다.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면, 즉 '업무적 지식'이 없으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머리 쓰는 과정을 피하고 싶어집니다.
스스로 고민해서 논리를 세우고 문제를 파악하는 힘든 과정 대신, AI에게 '알아서 해줘'라고 말하는 가장 편한 길을 택하게 되죠.
이렇게 편안함에만 익숙해진 업무 방식은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 해결할 힘을 뺏어갑니다. 특히 제가 실제로 우려하는 상황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① AI가 틀려도 알아챌 수가 없다
AI는 가끔 아주 그럴듯한 문장으로 틀린 정보를 사실처럼 말합니다. 이때 내가 그 업무의 기본을 잘 알고 있다면, '이 부분은 논리에 맞지 않는데?'라고 바로 잡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 실력이 없는 상태에서 AI를 쓰면, 그 정보를 주는 대로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틀린 답을 받았는데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른 채 상사나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하게 됩니다.
최근 유행하는 AI 블로그 자동화를 예로 들어볼까요? 기획부터 초안 작성까지 AI가 맡고, 담당자가 마지막 검토만 거쳐 발행하는 식의 자동화 서비스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담당자가 내용을 잘 몰라서 잘못된 정보가 그대로 블로그에 쌓인다면, 고객은 그 브랜드를 신뢰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나중에 문제가 터졌을 때 책임을 지고 수습해야 하는 사람은 AI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내가 내용을 모르면 도구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도구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심부름꾼에 머물게 됩니다.
②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할 수가 없다
운동을 꾸준히 해서 몸에 근육이 있는 사람은 길을 걷다 넘어져도 금방 몸을 추스르고 일어납니다.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AI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거나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변수가 생겼을 때 업무 지식이 탄탄한 사람은 자기 실력으로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고민합니다.
하지만 AI에만 의존하던 사람은 도구가 멈추는 순간 업무 자체가 마비됩니다. 문제를 스스로 고칠 '지식의 근육'이 없으니 그저 상황이 해결되기만 기다리며 아무것도 못 하게 됩니다.
③ 나의 색깔이 담긴 결과물을 만들 수가 없다
제가 계속 링크드인에서 강조하는 얘기지만, 자기 생각 없이 AI만 활용하면 결과물에서 나만의 색깔이 사라집니다.
AI는 세상에 이미 나와 있는 수많은 정보를 적당히 섞어서 '가장 평균적인 답'을 내놓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AI로만 성과를 내려고 하면, 내가 만든 결과물이나 다른 사람이 만든 결과물이나 큰 차이가 없게 됩니다.
시장에는 이미 수많은 정보와 결과물이 넘쳐납니다. 그 안에서 진짜 가치를 만드는 건, 만드는 사람의 고민과 철학이 담긴 한 끝 차이입니다.
'이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거잖아'라는 평가를 듣는다면 직장인으로서의 경쟁력은 사라집니다. 결국, 남들과 다른 차별점은 AI라는 도구가 아니라 만드는 사람의 단단한 기본기에서 나옵니다.
AI는 곱하기지 더하기가 아니다
저는 실력과 AI의 관계가 곱하기와 같다고 믿습니다. 내 실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라면 AI를 만나 그 성과를 몇 배로 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 기본기가 '0'이라면, 아무리 뛰어난 AI를 가져와서 곱해도 결과는 언제나 '0'일 뿐입니다.
AI는 내가 가진 실력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고 더 넓게 퍼뜨려 주는 도구이지, 내 실력 그 자체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기본적으로 자기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편한 것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기술을 활용해 효율을 높이는 건 꼭 필요한 일이죠. 하지만 편안함에 취해 '공부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생략하는 순간, 성장은 멈춥니다.
AI라는 강력한 무기를 제대로 다루고 싶다면, 먼저 그 무게를 견딜 수 있는 내 몸의 근육부터 키워야 합니다. 그것이 변화하는 시대에 가장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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