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 8

와우에서 배운 스타트업 리더십의 본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나는 줄곧 이 거대한 가상 세계의 일원이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게임일 뿐이겠지만, 나에게 아제로스는 20년 동안 수많은 조직의 탄생과 붕괴가 반복된 ‘인간 군상의 전시장’이었다. 특히 20명의 팀원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하는 ‘레이드’는 스타트업의 역동성과 소름 돋을 정도로 닮아 있다. 나는 공대장은 아니었지만, 수백 명의 리더를 거쳐 간 팀원으로서 확신한다. 흔들리는 스타트업을 구하는 건 리더의 ‘착한 성품’이 아니라 ‘냉철한 분석력’과 ‘교육 능력’이다. 1. ‘착한 리더’가 조직을 전멸시키는 과정 지난 20년간 내가 겪은 실패한 공대들의 공통점은 의외로 리더가 ‘참 좋은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전멸이 반복되어 팀원들의 사기가 바닥을..

스타트업 문화 2026.04.24

닫힌 메일함을 여는 기술, 뉴스레터 구독을 부르는 실전 전략

앞선 글에서 우리는 AI 검색 시대에 브랜드가 왜 '투명 인간'이 되어가는지, 그리고 그 대안으로 왜 뉴스레터라는 우리만의 영토가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마케터들의 가장 큰 고민이 시작됩니다. '대체 어떻게 해야 고객이 자기 메일 주소를 선뜻 내줄까?' 요즘 고객들은 매일 쏟아지는 스팸과 광고에 지쳐 있기에 웬만큼 매력적이지 않으면 꿈쩍도 하지 않죠. 고객이 이메일 주소를 건네주는 건, 단순히 클릭 한 번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인 '메일함'의 열쇠를 맡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깐깐한 고객들이 기꺼이 구독 버튼을 누르게 만들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막연한 소식 대신 확실한 보상을 약속하세요 많은 브랜드가 뉴스레터를 시작할 때 '저희 브랜드의 ..

콘텐츠 전략 2026.04.24

AI 검색 시대, '뉴스레터'로 브랜드 생존하기

어느 순간 검색창에 단어를 넣고 링크를 하나하나 눌러보던 습관이 눈 깜짝할 새 변하고 있습니다. 제미나이나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질문의 핵심을 알아서 파악하고, 우리가 찾던 답을 미리 요약해서 보여주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검색 시간을 비약적으로 줄여주는 혁신입니다. 하지만 콘텐츠를 작성해서 고객 유입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브랜드가 공들여 만든 콘텐츠가 AI의 답변을 풍성하게 만드는 ‘재료’로만 쓰일 뿐, 정작 주인공인 브랜드의 이름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정답만 남고 브랜드는 사라진 검색의 시대최근 마케터들 사이에서는 'AEO(답변 엔진 최적화)'나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 용어가 필수입니다. 쉽게 말해 AI가 내 답변을 채택해서 ..

콘텐츠 전략 2026.04.23

회사는 최고 매출을 달성했는데, 직원들이 떠나는 이유

취업 사이트를 보다 보면 유독 자주 보이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채용 공고가 수십 개씩 올라와 있고, 심지어 몇 달째 바뀌지도 않습니다. 뉴스에서도 '역대급 실적'이니 '폭풍 성장'이니 하는 단어들이 도배됩니다. 하지만 정작 그 숫자를 만든 실무자들은 조용히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며 탈출할 기회만 엿봅니다.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그곳에서 직원들은 왜 조용히 짐을 싸는 걸까요?성장이 아니라 ‘부품 교체’ 중인 상시 채용의 함정가장 먼저 눈에 띄는 신호는 멈추지 않는 채용 공고입니다. 보통 회사가 커지면 새로운 팀이 생기고 사람이 늘어나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전체 인원수는 작년이나 올해나 비슷한데 공고만 계속 올라오는 곳들이 있습니다. 이건 성장이 아니라 '밑 빠진 독에 사람 붓기'를 하고 있다는 ..

일하는 방식 2026.04.22

B2B 마케터가 콘텐츠의 매출 기여도를 설명하는 방법

B2B 콘텐츠 마케터는 언제 가장 답답함을 느낄까요? 아마 정성껏 만든 콘텐츠의 가치를 '비즈니스의 언어'로 증명하지 못할 때일 겁니다. '조회수'나 '좋아요' 같은 숫자는 눈에 잘 보이지만, 이 데이터가 실제 매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설명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B2B 구매 결정은 개인의 충동이 아니라 조직의 논리로 이루어집니다. 결제 버튼을 누르기까지 최소 몇 달의 검토 기간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고객은 우리가 발행한 수많은 자료를 꼼꼼히 뜯어보며 우리를 믿어도 될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고객이 우리를 처음 알게 된 순간부터 최종 결정을 내리기까지, 그 긴 고민의 시간 동안 우리 콘텐츠가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 그 '지분'을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영업..

일하는 방식 2026.04.15

매번 바뀌는 알고리즘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자칭 AI 검색 전문가들을 믿어도 될까?

최근 마케팅 시장을 바라보면 새로운 용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익숙했던 SEO(검색 엔진 최적화)를 넘어 이제는 인공지능(AI)의 답변을 유도한다는 AEO(답변 엔진 최적화)와 생성형 AI 환경에 맞춘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라는 단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스스로를 전문가로 포장하는 이들도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신기술에서 뒤처질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함은 검증되지 않은 전문가들의 제안에 귀를 기울이게 만듭니다. 그들은 AI를 활용해 상위 노출을 보장한다거나 최신 기술을 통해 검색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용어가 나올 때마다 비슷한 전문가들이 나타나 제공하는 정보를 과연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그들이..

기록과 관찰 2026.04.08

2026년 콘텐츠 생존 전략은 '선타기'가 아닐까?

평소 즐겨보는 EBS 교양 유튜브에서 최근 흥미로운 영상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충주맨’으로 불리던 김선태 님이 강연자로 나온 영상이었죠. 그는 현재 공무원을 그만두고 야생의 콘텐츠 시장에서 ‘개인 김선태’로 활동 중입니다. 강연 내용은 소재와 주제의 연결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콘텐츠를 업으로 삼는 입장에서 그가 말한 기술적 팁들은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작 이 영상을 보며 느낀 포인트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그가 콘텐츠를 대하는 태도, 즉 ‘정교하게 선을 타는 모습’이었습니다. 최근 수많은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한 끗 차이의 실수로 ‘선’을 넘어 한순간에 무너지는 광경을 자주 목격해서일까요? 저는 그의 강연을 보며 현재 콘텐츠 기획자에게 가장 절실한 능력이 바로 ‘정교한 줄타기’..

콘텐츠 전략 2026.04.06

할 줄 알아서 AI를 시키는가, 몰라서 AI에 매달리는가

“이런 건 AI로 하면 금방 되지 않아? 굳이 우리가 여기다 리소스를 쏟을 필요가 있을까?” 요즘 회의실에서 리더들이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은 아마 이것일 겁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보고서 초안부터 이미지 생성, 데이터 분석까지 AI는 인간보다 수십 배, 수백 배 빠릅니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환호할 일이죠. 비용은 줄이고 속도는 높일 수 있는 이 마법 같은 도구를 마다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아주 위험한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효율성이라는 달콤한 말에 가려져 ‘도구의 주인’이 아닌 ‘도구의 노예’가 되어가는 위기를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안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의 결정적 차이 저는 '할 줄 알아서 AI에게 시키는 것과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AI에게 매달리는 것'은 아예 다..

일하는 방식 202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