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과 관찰

글에 영어를 섞는 습관, 괜찮을까?

Ko_Peter 2025. 8. 25. 11:07

 

요즘 SNS에서 글을 읽다 보면 한글과 영어를 섞어 쓰는 표현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저 흘려보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눈에 자꾸 밟히기 시작했습니다.

 

고유명사나 브랜드 이름이야 원어 그대로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지만, 일상적인 말까지 영어로 바꾸어 쓰는 경우에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정렬한다’ 대신 ‘align한다’, ‘시작했다’ 대신 ‘launch했다’처럼 쓰는 방식입니다.

 

물론 문맥상 영어로 표현해야 더 정확하거나 오해 없이 전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정 산업이나 전문 분야에서는 영어로만 통용되는 개념도 있으니 그런 표현까지 무조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다만 우리말로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을 굳이 영어로 바꾸어 쓰는 건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혹시나 싶어 얘기하지만, 이 글의 목적은 특정 표현을 지적하거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닙니다. 글을 쓰는 사람 입장에서 독자에게 더 잘 전달되려면 어떤 선택이 더 나을지 함께 고민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글을 쓸 때 한글과 영어를 섞는 표현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영어 표현은 글의 흐름을 끊고, 독자의 이해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분에게는 익숙한 단어일 수 있지만, 모든 독자가 같은 배경지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문장의 중간에 낯선 영어 단어가 등장하면 독자는 뜻을 유추하려고 멈추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생각의 흐름이 끊기게 됩니다.

 

글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자가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하는 과정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영어 표현이 그 흐름을 방해한다면 글의 목적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2. 영어 단어는 맥락 없이 쓰일 경우 의미가 모호해질 수 있습니다.

‘execute’라는 단어는 ‘실행하다’는 뜻으로 쓰는 경우가 많지만, 상황에 따라 ‘강행하다’, ‘처리하다’, ‘집행하다’ 등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같은 단어를 보고도 독자가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의도를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align’, ‘maximize’, ‘leverage’와 같은 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어 표현이 더 간단해 보여도 실제로는 독자가 문맥을 해석하며 뜻을 짐작해야 하므로 오히려 전달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3. 글의 어조와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한글 문장 안에 영어 단어가 불쑥 섞이면, 글의 분위기나 말의 결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글의 내용이 진지하거나 정제된 어조를 지니고 있을수록 그 차이는 더 두드러집니다.

 

단어 하나로 글 전체의 품격이나 일관된 흐름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반복되면 글의 완성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반드시 영어 표현을 피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우리말로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표현이라면, 더 많은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표현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독자와의 연결을 만들어 주는 도구입니다. 그 연결이 더욱 견고해지려면, 쉽고 익숙한 언어로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