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과 관찰

스도쿠를 하다 깨달은, 정답인데 실패하는 이유

Ko_Peter 2025. 8. 25. 11:02

 

최근에 스도쿠를 시작했다. 숫자를 채워 넣는 단순한 퍼즐 같았지만,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집중력이 많이 필요해서 은근히 재밌다.

 

문제를 풀다 보면 머릿속에서 확신이 드는 순간이 있다.

 

‘여긴 무조건 7이지.’

 

그런데 7을 눌렀는데, 예상과 달리 틀렸다고 표시됐다. '내가 틀렸다고?'라는 생각에 다시 보니 계산은 맞았는데, 내가 클릭한 칸이 달랐다. 정답은 알고 있었지만, 손이 잘못 움직였던 것이다.

 

스도쿠를 하면서 이런 실수를 두세 번 반복하고 나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내가 몰라서 틀린 게 아닌데’라는 억울함과 함께 ‘그럼 뭐가 문제였지?’라는 생각이 자꾸 맴돌았다.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정답을 아는 것과 정답을 정확히 실행하는 건 전혀 다른 일이라는 사실을.

 

이건 단지 스도쿠 이야기만은 아니다. 일상에서도 우리는 자주 ‘이건 내가 아는 거야’라는 방심 속에서 중요한 실수를 하곤 한다. 예전에 문서 작업을 하다가 핵심은 정확히 파악했는데, 마지막에 잘못 붙여넣은 숫자 하나 때문에 결론이 틀어진 적이 있었다.

 

또 인터뷰를 잘 준비해 갔는데, 막상 시작하면서 녹음 버튼을 누르지 않은 채 한참을 이야기한 적도 있었다. 계산이 틀렸던 게 아니라 손이 어긋났던 거다. 이렇게 대부분의 실수는 머릿속이 아니라 손끝이나 실행의 마지막 순간에서 터진다.

 

웃기게도 스도쿠를 하면서 '실행되지 않은 정답은 정답이 아니고, 제대로 옮기지 못한 정답은 실패나 다름없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그걸 종종 잊고 산다. 특히 ‘이건 내가 잘 아는 거야’라는 익숙함이 쌓일수록 실수는 더 쉽게 나오고, 그 실수를 더 가볍게 넘기게 된다.

 

중요한 건 사람들은 우리가 뭘 알고 있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결과를 냈는지를 본다. 내가 맞는 줄 알았다고 해도 결과가 틀렸다면, 그건 그냥 오답일 뿐이다. ‘원래는 알았는데’라는 말은 결국 변명에 가깝다. 그래서 정답을 찾는 것만큼 그것을 정확하게 옮기고 끝까지 책임지는 힘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정답은 실행을 통해 결과로 증명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