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 며칠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실업급여를 비판한 기사 하나가 논란이 됐다. 제목은 “놀아도 198만원 받는데 일하면 손해”…백수 아들에 '한숨'이라는 내용이다. 기사를 읽어 보니 실업급여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라기보다는 아예 제도의 본질을 왜곡하고 수급자를 조롱하는 듯한 뉘앙스가 짙다.
물론 경제지에서 노동 정책이나 노동 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갖는 건 익숙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기사처럼 구체적 사실 관계를 무시하고, 일부 사례를 부풀려 전체 제도 자체를 부정적으로 몰아가는 건 비판이라기보다 날조에 가깝다.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백수로 지내다가 뒤늦게 회사에 다니던 아들이 ‘알바만 해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며 다시 백수가 됐습니다.”
이 한 문장 안에 실업급여 제도를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왜곡한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실업급여는 기본적으로 고용보험에 180일 이상 가입돼 있어야 한다.
일용직이든 정규직이든 상관없지만, 실제로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그런데 현실에서 알바가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근무일수가 짧거나 아예 사업주가 보험 가입 자체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단순히 알바만 했다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또한, 실업급여는 단순히 고용보험 가입만으로 지급되지 않는다. '퇴사 사유'가 가장 핵심이다. 권고사직, 정리해고, 계약만료처럼 근로자가 원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둬야 했을 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둔다면? 일정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임금 체불, 장시간 노동, 직장 내 괴롭힘처럼 근로환경이 극단적으로 나쁠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그래서 일부러 실업급여를 받으려고 회사를 관두는 건 제도상 가능하지도 않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기사는 또 '실업급여가 최저임금보다 많아서 사람들이 일을 안 하려 한다'는 식으로 쓴다. 그러나 이 역시 사실과 전혀 다르다. 실업급여는 급여의 60% 수준이고, 지급 기간도 제한돼 있다. 실업급여를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간 동안 새 일자리를 찾기 위해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같은 사람이 5년 내 3회 이상 실업급여를 수급하면, 3회째부터 횟수에 따라 급여가 감액된다. 실제로 3회 수급자는 10%가 감액된다. 제도가 그렇게 느슨하지 않다.
어르신들이 실업급여를 반복해서 수급한다고 지적하는 부분도 있는데, 그 원인을 개인에게만 돌리는 건 부당하다. 예를 들어, 대형마트에서 11개월 단위로 계약을 반복하는 관행이 여전하다.
퇴직금을 피하기 위해 정규직 전환 없이 계약을 반복하는 이 구조야말로 반복 수급의 배경이 되는 현실이다. 제도를 비판하기 전에, 제도가 반복 수급을 유도하도록 만든 노동시장 구조부터 살펴야 한다.
실업급여는 쉬기 위한 돈이 아니라 다시 일자리를 찾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다. 그런데 이런 기사가 나오면 실업급여 수급자에 대한 시선이 나빠지고, 나아가 일하지 않는 사람은 게으르다는 프레임이 강화된다. 실제 현실을 반영하지도 못하면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혐오의 시선을 유도하는 것이다.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려면 정확한 근거와 맥락에 기반해서 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실업급여 제도의 본질을 제대로 알리고, 필요하다면 정교하게 조정하는 일이다. 혐오와 왜곡으로 정책을 다루는 태도는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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