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열심히 응원하는 걸그룹이 생겼습니다. 바로 '리센느'입니다. 원래도 걸그룹을 좋아하긴 했는데, 올라오는 영상마다 좋아요를 누르고 응원 댓글을 다는 건 정말 오랜만입니다.
'나의 연수아저씨'라는 유튜브 콘텐츠에서 리더인 '원이'를 알게 된 후 응원하는 마음으로 개인 채널을 오픈했을 때 바로 구독도 했었는데요.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열심히 하니까 잘됐으면 좋겠다' 정도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거제 야호' 밈으로 빵 트더니 어느새 수많은 사람이 응원하는 걸그룹이 됐습니다.
지켜보던 팬으로서 뿌듯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이들의 드라마틱한 성장 과정은 참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대형 기획사의 거대한 자본 장벽을 깨고 대중의 피드를 점령한 리센느의 행보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알고리즘의 간택'이 왜 작은 브랜드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대중의 반응을 포착한 소속사의 발 빠른 실행력
리센느가 인지도를 넓힌 과정은 대형 기획사의 정형화된 프로모션 공식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시작은 웹 예능에서 보여준 원이의 인간적인 매력이었습니다.
기획사는 여기서 나타난 대중의 긍정적인 반응을 흘려듣지 않고, 공식 채널이 아닌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대중의 반응에 맞춰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빠르게 마련한 셈입니다.
진짜 기회는 이렇게 마련된 판 위에서 찾아왔습니다. 영상 중 멤버 미나미의 '거제 야호~'라는 짧은 클립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알고리즘의 전폭적인 선택을 받으면서 많은 팬들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본의 강제 노출을 이기는 자연적 알고리즘의 힘
요즘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은 비용을 많이 투입할수록 높은 노출을 보장받습니다. 거대한 자본을 들여 이용자의 알고리즘에 광고로 강제 노출시키는 셈입니다.
하지만 자본이 장악한 환경 속에서도 오직 대중의 순수한 반응만으로 움직이는 영역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돈을 쓰지 않아도 콘텐츠가 재미있으면 알고리즘이 알아서 이용자의 피드에 노출하기 때문입니다.
'거제 야호~' 영상 역시 기존 구독자 수나 광고 비용과 무관하게 수많은 이용자의 피드에 노출되며 수백만 뷰의 바이럴을 기록했습니다. 기존 인지도와 상관없이 콘텐츠 하나로 대규모 도달을 만들어내는 알고리즘의 노출 효과를 제대로 톡톡히 본 것입니다.
유입된 트래픽을 붙잡아둔 본업의 가치
그렇다고 리센느가 오직 알고리즘 운 하나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바이럴 콘텐츠가 하루아침에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이유는 유입된 시청자를 잡아둘 '진짜 무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리센느가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코어 팬덤을 확보하며 음원 차트 역주행이라는 결과까지 만들어낸 건 평소에 쌓아둔 본업의 완성도 덕분입니다.
이들은 바이럴이 터지기 전부터 이미 좋은 음악과 무대 경험을 묵묵히 축적해 왔습니다. 이제 겨우 2년 차인 신인 그룹이 'LOVE ATTACK'을 비롯해 이 정도로 탄탄한 웰메이드 곡들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 대중에게 반전 매력으로 다가간 겁니다.
아무리 알고리즘이 문을 넓게 열어줘도 알맹이가 부실하면 유입은 곧장 이탈로 이어지기 마련이지만, 리센느는 준비된 실력으로 그 기회를 온전히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무대 앞으로 불러온 관객을 객석에 앉히는 법
리센느의 행보를 지켜보며, 자본이 부족한 작은 회사들이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그 실마리를 보게 됩니다.
또한, 대중이 가볍게 즐기고 반응할 수 있는 친근한 콘텐츠로 끊임없이 알고리즘의 문을 두드리는 노력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알고리즘은 숨어있던 원석을 무대 위에 올려주는 역할까지는 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대를 보고 찾아온 관객을 끝까지 머무르게 하고 '진짜 팬'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가 평소에 묵묵히 다져놓은 본업의 깊이와 꾸준함이라는 본질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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