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드미디어를 처음 시작하는 IT 스타트업 중 블로그 플랫폼으로 '미디움(Medium)'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빠르게 세팅할 수 있고, 인터페이스도 깔끔하며, 별다른 개발 리소스 없이 바로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 스타트업 사례를 보면 미디움을 활용한 온드미디어도 많고, 그 안에서 콘텐츠가 잘 퍼지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실제로 미디움은 몇 가지 장점이 분명합니다. 계정만 만들면 바로 운영이 가능할 만큼 시작이 간편하고, 영어 기반으로 콘텐츠를 쓰는 팀이라면 미디움 내의 추천 알고리즘이나 검색 흐름을 통해 해외 독자에게 노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미디움은 글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 구조를 갖추고 있어 사용자 간의 하이라이트 공유나 댓글, 추천 기능을 통해 콘텐츠가 추가로 확산되는 일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미디움을 온드미디어의 첫 플랫폼으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콘텐츠를 ‘많은 이들에게 자유롭게 전달하고,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며, 고객이나 지원자로 전환될 수 있는 여정의 시작점’으로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미디움은 구조적으로 제약이 많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 열람의 제한입니다. 미디움은 비회원도 몇 편의 글은 볼 수 있지만, 일정 수 이상 읽으려면 로그인하거나 유료 구독을 해야 합니다. 검색이나 링크를 통해 들어온 방문자 입장에선 한두 편을 보고 나면 더 이상 콘텐츠를 볼 수 없습니다. 글을 읽는 도중 결제나 가입 유도 창이 뜨면서 독자의 흐름을 끊어버립니다.
‼️ ‘유입’과 ‘브랜드 접점의 확대’가 온드미디어의 핵심 목표인데, 미디움의 구조는 그 목표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셈입니다. ‼️
검색 최적화(SEO) 측면에서도 미디움은 불리합니다. 콘텐츠가 노출되더라도 주소가 'medium.com/계정명/글제목 형식'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자사 브랜드 도메인을 통한 검색 유입이나 신뢰 형성이 어렵습니다. 검색에서 우리 회사의 콘텐츠가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고, 플랫폼 브랜드 안에 묻히는 구조입니다.
특히 국내 검색 환경에서는 미디움 글이 잘 노출되지 않으며, 브랜드명으로 검색해도 콘텐츠가 상위에 뜨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브랜드 자산화의 어려움입니다. 온드미디어는 단순히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콘텐츠가 쌓일수록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고, 자산으로 축적돼야 합니다. 그런데 미디움은 플랫폼 중심 구조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우리 회사의 콘텐츠’로 인식되기보단 미디움의 콘텐츠로 남습니다. 이사하거나 구조를 바꾸기도 어렵고, 쌓은 콘텐츠가 고스란히 우리 자산이 되기도 어렵습니다.
물론 당장 온드미디어를 시작해야 하고, 내부에 개발 인원이 전혀 없다면 미디움이 좋은 임시 수단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스타트업일수록 처음의 선택을 쉽게 바꾸기 힘듭니다.
따라서 시작부터 우리 브랜드의 자산으로 쌓이는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자사 도메인 기반의 워드프레스, 노션, 또는 CMS형 블로그를 사용하는 것이 조금 번거롭더라도 더 많은 유입과 분석, 전환이 가능한 구조를 설계하는 데 훨씬 유리합니다.
온드미디어는 단순한 블로그가 아닙니다. 고객과 브랜드가 만나는 첫 관문이자 그 이후 여정을 설계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콘텐츠만 잘 쓰면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유입도 분석도 안 되는 채널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플랫폼 선택부터 다시 고민해야 합니다.
빠른 시작보다 중요한 건 제대로 된 방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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