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나가던 회사 블로그가 담당자가 바뀐 뒤 갑자기 재미없어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뉴스레터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쓴이가 바뀌면 글의 톤이 달라지고, 독자 반응이 시들해집니다. 겉으로는 같은 형식의 글인데도 읽는 맛이 사라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콘텐츠가 시스템이 아니라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콘텐츠 담당자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글 한 편, 한 문장, 심지어는 띄어쓰기 하나에도 그 사람의 감각과 태도가 묻어납니다. 그것이 곧 회사의 목소리가 되고, 브랜드의 태도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담당자가 바뀌는 건 단순한 인사 이동이 아니라 회사 정체성의 일부가 달라지는 일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인수인계를 아무리 꼼꼼히 해도 ‘개인의 감각’과 ‘철학’은 문서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전임자보다 훨씬 더 뛰어난 사람이 와야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좋은 후임자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콘텐츠 품질은 흔들리게 마련입니다.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우선 에이스라고 불리는, 잘하는 콘텐츠 전문가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또 많은 회사가 콘텐츠를 전략적 자산이 아니라 ‘부수적인 업무’로만 바라봅니다. 이러다 보니 뛰어난 담당자가 오더라도 오래 붙잡기 어렵습니다. 잘하는 콘텐츠 담당자를 찾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인 이유입니다.
솔직히 말해 온드미디어 콘텐츠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유능한 담당자에게 권한과 대우를 보장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그렇지만 회사의 상황은 매번 바뀌기 마련이고, 권한과 대우가 부족했을 때 에이스는 떠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회사는 대비해야 합니다. 개인의 능력을 존중하면서 그 철학과 기준이 조직 안에 남도록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콘텐츠의 방향성과 목소리를 정리한 가이드라인을 꾸준히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누가 맡더라도 기본 틀을 이해하고 같은 맥락에서 글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또한, 담당자가 어떤 기준과 과정을 거쳐 의사결정을 했는지 공유할 수 있는 내부 기록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매뉴얼이 아니라 왜 그렇게 선택했는지에 대한 맥락까지 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문화입니다. 콘텐츠를 단순한 글쓰기나 운영 차원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직결된 전략적 자산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합니다. 그래야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목소리가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시각을 더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을 잘하고 싶다면 우리는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의 콘텐츠는 지금 누구에게 달려 있는가?
내일 그 사람이 떠나더라도 우리의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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