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면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실수들은 대부분 비슷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많은 초보 글쓴이가 비슷한 방식으로 흔들리고, 같은 자리에서 넘어지곤 합니다.
그렇다면 반복되는 글쓰기 실수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큰 건 글쓰기를 '머릿속 생각을 그대로 옮겨 적는 일'로 여긴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생각과 글은 구조가 다릅니다.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생각을 그대로 적다 보면, 문장 사이의 연결이 끊기고 글이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특히 글쓰기를 처음 시작한 사람일수록 이 과정을 건너뛰고 ‘의식의 흐름’에만 기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땐 앞뒤 문장이 서로 무관하게 이어지고, 독자는 글쓴이의 속도와 감정에 따라가기 어려워집니다. 생각을 글로 바꿀 땐 흐름을 정리하고 방향을 잡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먼저 독자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문장을 배열하고, 말하고 싶은 바가 정확히 전달되도록 구조를 다듬는 일이 먼저입니다. ‘내가 쓰고 싶은 말’보다 ‘상대가 읽을 수 있는 말’을 우선해야 합니다.
단어 선택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생깁니다. 사전적으로는 틀리지 않았지만 문맥에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확인하다’라고 써야 할 자리에 ‘검토하다’를 쓰거나 ‘분석하다’ 대신 ‘이해하다’를 쓰는 식입니다.
문맥상 어색한 건 아니지만, 전달하려는 의미와는 미묘하게 어긋납니다. 다 쓴 글을 읽으면서 문장이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어디가 문제인지 정확히 짚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에서 단어는 문맥 안에서 의미가 정해지기 때문에 낱말의 뜻만 아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같은 단어라도 어떤 문장에 놓이느냐에 따라 전달력이 달라진다는 점을 초보 글쓴이는 자주 놓칩니다. 그래서 단어 하나를 고를 때도 그 단어가 전체 문맥과 어울리는지를 반드시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또 하나 자주 보이는 특징은 구어체를 그대로 옮기는 경우입니다. ‘그래서요, 저는 말이죠’ 같은 표현이 글에 자주 등장하거나 지나치게 편한 말투로 내용을 풀어가는 방식이 그렇습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자연스럽게 들릴 수 있지만, 격식 있는 글쓰기에서는 오히려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요즘은 일부러 구어체를 쓰는 글도 많지만, 그럴 경우에도 형식과 맥락을 분명히 알고 써야 합니다.
자신이 지금 쓰는 글이 어떤 형식인지, 어느 정도의 말투가 허용되는지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글에는 말보다 더 분명한 규칙과 태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단지 자연스럽다고 해서 그대로 옮겨 적을 수는 없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출처에 기대는 것도 빠질 수 없습니다. 블로그, SNS, 또는 익명 커뮤니티에서 본 내용을 사실처럼 인용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근거 없는 수치를 아무 설명 없이 가져오는 글은 독자의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글을 쓸 땐 ‘어디서 나온 정보인지, 누가 말했는지, 확인 가능한 근거가 있는지’를 반드시 따져봐야 합니다. 인용한 출처가 애초에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라면, 그 글 전체의 신뢰도도 함께 무너지게 됩니다.
글은 생각을 전달하는 도구이자, 누군가의 판단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내가 쓰는 말이 누군가에게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주 놓치는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주제 설정’입니다.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스스로도 모를 때가 있습니다. 서론은 일상 이야기로 시작하고, 중간에는 문제를 제기하다가 마무리는 아무 결론 없이 끝나버립니다. 이럴 땐 글을 다 썼는데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느낌이 듭니다.
좋은 글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한 글입니다. 시작 전에 ‘이 글에서 나는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스스로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글의 질이 훨씬 달라집니다. 주제가 흐릿한 글은 읽는 사람에게도 흐릿한 인상만 남긴다는 걸 꼭 기억해야 합니다.
글쓰기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기준은 있습니다. 그 기준은 단순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넘어서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일입니다. 초보 글쓴이일수록 이 기준을 빠뜨리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이 기준을 지킬수록 더 나은 글에 가까워집니다. 글은 쓰는 사람의 태도를 가장 또렷하게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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