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용 사이트에 비싼 돈 들여 광고하고 서치펌에 의뢰까지 했는데, 왜 우리 회사 채용은 매번 실패로 끝날까요?"
요즘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사 담당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하소연입니다. 마음에 드는 지원자가 아예 없거나 어렵게 뽑은 직원이 몇 달 안 돼 퇴사하는 일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많은 기업은 '시장에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하거나 '우리 회사와 잘 맞는 사람을 추천하지 못한 서치펌 탓'이라며 원인을 외부로 돌리곤 합니다.
하지만 진짜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대다수 기업이 중간 과정인 '사람을 찾아 헤매는 일'에만 온 힘을 쏟느라 정작 채용의 성패를 가르는 '처음(준비 단계)'과 '끝(적응 단계)'을 놓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준비 단계, 회사 상황을 모른 채 대충 베낀 채용 공고
새로운 사람을 뽑을 때 우리 회사에 지금 어떤 역할과 능력을 가진 사람이 진짜로 필요한지 깊이 고민하는 기업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당장 일손이 부족해 마음이 급하다는 이유로 인터넷에 있는 다른 유명한 회사의 채용 공고를 대충 복사해서 붙여넣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성실하고 소통이 잘 되는 분', '관련 업무 경험이 풍부한 분'처럼 누구나 쓸 수 있는 뻔하고 모호한 내용으로 공고를 채우곤 합니다.
하지만 회사 내부의 사정이나 구체적인 필요성이 반영되지 않은 모호한 공고를 올리면, 아무리 유능한 서치펌에 의뢰해도 제대로 된 인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기준이 불분명하니 서치펌 역시 기계적인 키워드 매칭으로 사람을 찾게 되고, 회사가 원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 지원자들을 면접장에 앉히게 됩니다.
공고문 하나가 잘못되는 바람에 그 뒤에 이어지는 면접과 최종 결정의 모든 과정에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회사에 어떤 능력을 가진 인재가 필요한지 내부에서 명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소통 능력이 좋은 사람을 찾습니다'라고 적기보다 '개발 팀과 디자인 팀 사이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듣고 중간에서 조율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처럼 구체적인 상황을 적어야 합니다.
앞의 모호한 공고를 보고 들어온 사람은 입사 후에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매지만, 뒤의 구체적인 공고를 보고 들어온 사람은 자신이 조직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들어옵니다.
제대로 된 채용은 단순히 사람을 찾아다니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구하기 전에 먼저 회사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우리 조직의 성장을 위해 지금 어떤 일을 해결해 줄 사람이 필요한가?'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준비 작업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적응 단계, 합격 통보 이후에 이루어지는 방치
어렵게 마음에 드는 지원자를 찾아서 출근 날짜를 확정하면, 많은 회사가 채용 업무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새로 출근한 직원에게 온보딩 매뉴얼과 자리를 지정해 준 뒤 바로 밀린 업무를 무작정 맡기곤 합니다.
하지만 첫 출근은 채용의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때부터 가장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한 '수습 기간'이 시작되는 시점입니다. 실제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비용 손실도 바로 이 출근 직후 3개월 사이에 일어나는 조기 퇴사에서 나옵니다.
아무리 경력이 많고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새로운 조직에 오면 일하는 방식이나 대인 관계에서 낯설고 어색한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를 전학 가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기에 신규 입사자를 방치하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퇴사를 결심하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거창하고 복잡한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3개월 동안 시기별로 필요한 최소한의 관심만 기울여도 충분합니다.
첫 달에는 회사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를 차근차근 안내합니다. 둘째 달에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업무부터 맡겨봅니다. 마지막 셋째 달에는 정기적인 대화를 통해 업무적 어려움을 들어주는 것입니다.
새로 온 직원이 몇 달 만에 그만두면 기업이 감당해야 하는 손해는 생각보다 아주 큽니다. 채용에 들어간 직접적인 광고비나 수수료는 물론이고, 그 직원을 붙잡고 가르치기 위해 기존 팀원들이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채용의 완성은 합격 도장을 찍는 순간이 아니라 새로 온 사람이 조직에 안정적으로 적응해 제 실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과정까지 포함되어야 합니다.
채용의 마지막 단계는 '인재를 찾는 일'
지금까지의 채용이 단순히 '필요할 때 사람 한 명 소개받고 끝나는 일회성 거래'였다면, 앞으로는 기업의 시작과 끝을 함께 관리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회사가 필요한 인재의 기준을 명확히 세우는 단계부터, 조건에 꼭 맞는 사람을 발굴하는 단계, 그리고 그 사람이 입사 후 조직에 완전히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단계까지 모든 과정이 중간에 끊어지지 않고 부드럽게 연결되어야 채용의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인재 한 명의 밀도가 높은 시대에 기업의 성장은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시장에 쓸 만한 사람이 없다며 외부를 탓하거나 서치펌을 원망하기에 앞서 채용 공고를 어떻게 쓰고 있고 새로 온 직원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람을 찾는 일은 그 뒤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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