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전략

AI 시대에 스타트업 콘텐츠 마케터는 무엇을 해야 할까?

Ko_Peter 2026. 6. 4. 08:00

 
이제 많은 스타트업이 AI를 활용해 콘텐츠 마케팅 글을 작성합니다. 키워드를 분석하고 검색 상위 노출을 노리며 기업 블로그에 올릴 글을 쉽고 빠르게 생산하고 있죠.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글을 써서 발행해도 정작 우리 블로그로 들어오는 고객의 유입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정보를 담아 정성껏 글을 써도 AI 검색 엔진이 그 내용을 고스란히 긁어가서 검색창 안에서 고객에게 곧바로 답을 줘버리기 때문입니다.

결정타는 구글 검색 상단에 등장한 'AI 요약본'입니다. 고객이 우리 기업 블로그 링크를 클릭하기도 전에 AI가 결론을 다 보여주니 애써 쓴 글이 정작 고객 유입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그동안 콘텐츠 마케팅의 정석이었던 ‘기업 블로그 중심의 SEO(검색엔진 최적화)’는 이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에 글을 쌓아두고 AI에게 트래픽을 가로채이는 구조에서는 더 이상 승산이 없습니다.


"판이 바뀌었으니 싸우는 장소도 바꿔야 합니다"

 

기업 블로그를 벗어나 '우리만의 마케팅 채널' 구축하기

AI 검색 엔진이 우리 콘텐츠의 결론을 가로채지 못하게 만드는 확실한 대안은 구글 검색창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을 거치지 않는 것입니다.

로그인이나 구독 없이는 내용을 긁어갈 수 없는 이메일 기반의 뉴스레터, 사내에서 직접 운영하는 비공개 커뮤니티(슬랙, 디스코드), 혹은 AI가 텍스트처럼 쉽게 요약하기 어려운 오디오(팟캐스트)나 영상 채널로 무대를 옮겨야 합니다.

이러한 채널들은 검색 사이트의 알고리즘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고객에게 직접 가는 안정적인 마케팅 창구가 되어줍니다.

물론 '기존 기업 블로그보다 도달 범위가 너무 좁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만 되고 유입은 없는 조회수 1만 회보다 비록 소수일지라도 우리 메일을 열어보고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소통하는 500명의 '고관여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스타트업 성장에 훨씬 유리합니다.

무엇보다 기업 블로그의 문을 닫고 우리만의 폐쇄형 채널을 시작했다면 콘텐츠의 내용도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만의 채널에서 고객을 사로잡는 3가지 이야기

AI로 몇 초 만에 요약할 수 있는 짜깁기 정보는 어떤 고객도 시간을 내어 찾아 읽지 않습니다. 오직 인간 마케터만 쓸 수 있는 독점적인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저는 다음 3가지 방법을 추천합니다.

(1) 실패의 기록과 날것의 내부 데이터
성공 공식이나 뻔한 팁은 AI가 가장 잘 씁니다. 하지만 우리 팀이 실제로 겪은 시행착오는 AI가 학습하기 어렵습니다.

'인스타그램 광고 효율을 높이는 5가지 방법' 대신 '우리 팀이 지난달 광고비 500만 원 날리고 처절하게 깨달은 데이터 분석 오류'를 써야 합니다.

스타트업 내부의 생생한 스토리와 진짜 수치는 고객에게 엄청난 몰입감과 인간적인 유대감을 선사합니다.

(2) 정답이 아니라 '선명한 의견'
AI는 보통 누구에게도 비판받지 않을 무난하고 중립적인 글을 씁니다. 반대로 말하면 아무런 매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마케터는 정답을 복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만의 날카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최근 마케팅 트렌드 요약'보다는 '요즘 유행하는 대형 브랜드의 마케팅 방식, 초기 스타트업이 똑같이 따라 하면 망하는 이유'처럼 명확한 해석과 철학을 담아야 열성적인 고객이 모입니다.

(3) 인간의 취향이 담긴 큐레이션
정보 과잉 시대에 고객들에게 필요한 것은 마케터의 취향 필터입니다. 단순히 좋은 글의 링크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주관적인 감상과 맥락을 붙여서 소개해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이번 주에 이 아티클을 읽다가 크게 공감하여 가져왔습니다. 특히 이 한 문장은 지금 우리 팀이 왜 꼭 기억해야 하는지 그 맥락을 짚어줍니다.'처럼 말이죠. 이때 고객이 깨달음을 얻었다면 마케터의 안목을 신뢰하게 됩니다.


AI는 비서로, 마케터는 고객을 모으는 사람으로

이 과정에서 AI를 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자료 조사, 해외 아티클 번역, 맞춤법 검사, 혹은 발행한 콘텐츠를 요약해 소셜 미디어용 홍보 문구를 만드는 기계적인 일은 AI 비서에게 과감히 위임하면 됩니다.

대신 마케터는 사내 팀원을 인터뷰해 진짜 현장의 이야기를 캐내고, 솔직한 감정을 문장에 녹여내며, 채널 안에서 고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일에 시간을 써야 합니다.

특히 마케팅의 성적표도 바꾸어야 합니다. 그동안은 조회수나 구글 검색 순위가 중요했지만, 폐쇄형 온드 미디어 전략에서는 '이 콘텐츠를 보고 우리에게 진심 어린 피드백과 답장을 보내준 고객이 몇 명인지'를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AI가 검색 결과를 가로채 유입을 막아서는 시대에 마케터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기업 블로그라는 오픈된 공간을 잠시 내려놓고, 알고리즘에 휘둘리지 않는 우리만의 폐쇄형 채널을 만드는 것입니다.

뉴스레터든 비공개 커뮤니티든 상관없습니다. 이제 AI가 채운 검색창 너머에서 고객 유입을 기다리는 대신, 우리가 먼저 고객의 닫힌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