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과 관찰

AI는 정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까?

Ko_Peter 2025. 11. 14. 15:57

이미지 출처: Jerome Powell says the AI hiring apocalypse is real: ‘Job creation is pretty close to zero’

 

예전부터 사람들은 기술 발전이 잠시 일자리를 줄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고 믿어왔습니다.

전화기가 등장했을 때 교환원은 사라졌지만, 통신 산업이 커지면서 관련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인터넷이 퍼졌을 때도 비슷했습니다. 기존의 직업이 줄었지만 전자거래, 온라인 광고, 디지털 편집 같은 새로운 분야가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기술은 기존의 업무를 없애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산업과 역할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경험 때문에 많은 사람은 지금의 AI 시대도 비슷한 흐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흔들릴 수 있지만, 결국 다른 역할을 찾고 노동시장은 다시 균형을 찾을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하지만 지금 나타나는 AI 흐름은 과거와 다르게 보입니다. 단순히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기술이 겨냥하는 방향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과거 기술은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왔지만, 지금의 AI는 사람 없이도 일이 돌아가도록 설계되고 있습니다.


➕ AI는 사람을 대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은 인터뷰에서 지금 미국 일자리 상황을 두고 '일자리 창출은 사실상 거의 없다(Job creation is pretty close to zero)'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단순한 경고나 가설이 아니라 실제 산업과 채용 흐름에서 감지되는 변화입니다.

채용 동결, 인력 감축, 신규 채용 최소화가 여러 기업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AI 투자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사람은 함께 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대형 기술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기존 인력을 줄이거나 대체하고 있으며, 같은 현상은 유통, 금융, 콘텐츠 제작, 고객 응대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채용 공고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팀을 확장합니다'가 흔한 표현이었다면, 지금은 '인력 없이도 운영이 가능한 구조'가 목표가 됐습니다. 이 흐름이 흔들리는 이유는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판단과 생산을 대신하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전화나 인터넷은 새로운 산업을 키웠습니다. 반면 AI는 기존 업무를 줄이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이 차이는 노동시장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 새로운 일자리보다 사라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

AI 시대에도 새로운 직업은 생기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직무, AI를 개발하거나 검증하는 역할, AI의 결과를 관리하는 직종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자리는 수요가 제한적이고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반면 사라지는 직무는 너무 넓습니다. 반복 기록 업무, 고객 응대, 자막 작성, 문서 초안 작성, 제안서 구성, 일정 조율 같은 일은 이미 많은 기업에서 AI가 맡고 있습니다. 콘텐츠 제작, 상담, 교육, 행정 업무처럼 인간의 감각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여겨졌던 분야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이 상황을 놓고 과거처럼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니까 괜찮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은 대체 속도가 더 빠르고, 새 역할은 느리게 생기며, 그마저도 좁은 영역에서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AI로 인한 변화, 누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까?

AI로 인한 노동시장 변화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계층과 산업 규모에 따라 변화의 속도가 다릅니다.

중견기업은 비용 절감 압박을 가장 크게 받고 있습니다. 매출은 유지되는데 인건비가 부담이 되면 가장 먼저 검토되는 선택지는 인력 축소입니다. AI가 동일한 업무를 더 낮은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채용을 늘릴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중견기업은 인원 재배치를 넘어 '채용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상황이 다릅니다. 이들은 애초에 사람보다 속도와 효율이 중요합니다. 스타트업의 전략은 '사람을 늘려 확장하는 방식'에서 '최소한의 인원으로 빠른 실행'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채용이 성장의 조건이었다면 이제는 AI 숙련도가 성장의 조건입니다.

기업이 AI를 선택하는 이유가 분명해진 순간,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노동자에게 옮겨갑니다.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는 노동 계층은 청년층과 중년층입니다. 청년층은 신입으로 들어가 경험을 쌓던 업무부터 AI가 빠르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출발선 자체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경력을 쌓기 전에 경쟁 구조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반대로 중년층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숙련이 더 이상 경쟁력이 되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방식으로 일해온 시간이 길수록 전환 속도에 적응하기 어렵고,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는 부담도 커집니다. 이 흐름은 노동시장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노동의 축소가 시작됐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AI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제롬 파월의 말처럼 '일자리 창출은 사실상 거의 없다'는 상황은 이미 현실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산업을 확장하던 과거와 달리, AI는 비용 절감과 인력 축소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기업은 채용을 확대하기보다 구조를 줄이고 있고, 기술은 그 빈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지금 줄어드는 것은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사람이 맡아온 역할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그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고 넓게 퍼지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낙관적 기대나 가능성 탐색이 아닙니다. 지금 어떤 일이 사라지고 있고, 무엇이 대체되고 있으며, 이 변화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정확히 바라보는 일입니다.

AI 시대는 인간의 일을 돕는 기술의 확장이 아니라 노동의 총량이 줄어드는 시대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노동이 줄어드는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더 미룰 수 없습니다.

 

기사 출처: Jerome Powell says the AI hiring apocalypse is real: ‘Job creation is pretty close to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