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문화

스타트업 채용에서 나이로 판단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Ko_Peter 2025. 8. 25. 10:20

 

요즘 기업들,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나이를 은근히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나이를 보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이력서에 적힌 졸업 연도나 경력을 보면 대략적인 연령대를 가늠할 수 있고, 그 순간부터 이미 평가의 눈이 달라지곤 합니다.

 

'조직 분위기에 맞지 않을까 봐', '속도감 있게 일하지 못할까 봐', 혹은 '권위적인 태도를 보이지는 않을까'하는 걱정 때문일 텐데요. 하지만 이런 우려는 실제 경험이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익숙한 이미지에서 비롯된 선입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인턴'이라는 영화를 무척 좋아합니다. 단순히 나이 많은 인턴이 등장하는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경력 유무를 떠나 회사 생활을 하면서 꼭 알아야 할 점들, 예를 들면 태도, 책임감, 관계 맺는 방식 등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채용이나 조직 문화에서 우리가 흔히 갖는 선입견, 특히 나이에 대한 시선에 조용하지만 분명한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 속 주인공 벤은 70세의 은퇴자입니다. 새로운 삶을 위해 스타트업에 시니어 인턴으로 들어가지만, 처음에는 대표 줄스를 포함해 대부분의 직원이 그를 어색하고 조심스러워합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젊은 조직에서 나이 많은 동료의 존재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반응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많이 경험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벤은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말보다 행동으로 팀에 스며듭니다. 누군가 야근을 하면 말없이 옆에 있어 주고, 작은 문제에도 책임감을 갖고 움직이며, 조직이 흔들릴 때는 조율자로 나섭니다. 그는 앞에 나서기보다 옆에 서서,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 팀을 받쳐주면서 신뢰를 쌓아갑니다.

 

실제로도 나이 많은 동료가 조직에 안정감을 주는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일수록 역할과 관계의 경계가 불분명해 갈등이 발생하기 쉬운데, 그럴 때 경험 많은 구성원이 중간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일하는 조직일수록 구성원 간 갈등이 덜하고,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처럼 나이 많은 동료는 회사의 '속도'를 늦추기보다 필요할 때 ‘균형’을 잡아주는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좋은 동료는 나이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조직 안에서 스스로 필요한 자리를 찾아 묵묵히 움직이고, 앞에 나서기보다 함께 걷는 태도를 가진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신뢰를 얻습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조심스럽게 나누되 강요하지 않고, 팀의 성장을 조용히 그리고 확실하게 돕는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기회를 닫아버리는 문화는 어쩌면 가장 성실하고 든든한 동료를 스스로 놓치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