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2'가 화제입니다. 기라성 같은 출연자들 사이에서 현재 2030 세대에게 가장 폭발적인 '컬트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주인공은 '임짱'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임성근 셰프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운 좋게 실력 있는 아저씨' 정도로 비춰질 수 있었던 그가 어떻게 까다로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게 되었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그 결정적인 비결이 지난 10년간 그가 묵묵히 쌓아온 '일관된 삶의 궤적', 즉 '콘텐츠 아카이브'에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이 지점은 오늘날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도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1. 검증의 시대를 사는 고객들
지금의 2030 세대는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화려한 광고나 단기적인 모습에만 열광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흥미로운 대상을 발견하면 즉시 과거의 기록을 추적합니다. '이 사람의 실력은 진짜인가?', '카메라 앞에서만 연출된 모습은 아닐까?'를 검증하는 것이죠.
임성근 셰프가 주목받자 사람들은 그의 10년 전 '한식대첩' 출연 영상과 지난 3년간 꾸준히 운영해온 유튜브 채널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확인했습니다. 10년 전에도 그는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유지했고, 동시에 그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압도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조회수가 수천 회에 불과하던 시절에도 묵묵히 쌓아온 그의 레시피 영상들은, 비로소 그의 실력을 보증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물'이 되었습니다. 고객들은 이 지점에서 강력한 확신을 얻고, 이를 '진정성'이라는 핵심 가치로 받아들입니다.
2. 온드 미디어는 브랜드의 '보증수표'
많은 기업이 온드 미디어를 운영하며 조급함을 느낍니다. '공들여 콘텐츠를 만들어도 조회수가 안 나오는데 계속해야 할까?', '당장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데 비용 낭비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임성근 셰프의 사례는 우리가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를 쌓아야 하는지 답해줍니다.
광고가 고객을 우리 문 앞까지 데려오는 '유혹'이라면, 온드 미디어는 고객이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기업을 믿게 만드는 '신뢰의 자산'입니다.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인지했을 때 살펴볼 수 있는 과거의 기록이 전혀 없다면 신뢰는 형성되지 않습니다. 반면, 수년간 쌓인 일관된 메시지는 브랜드의 전문성과 철학을 증명하는 든든한 배경이 됩니다. 아카이브는 브랜드가 주목받는 결정적인 순간에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는 '잠재적 에너지'인 셈입니다.
3. 완벽함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한결같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임성근 셰프의 인기는 단순히 실력에서만 나오지 않습니다. 최근 그가 안성제 셰프의 채널에서 술을 마시며 조금 과한 텐션을 보였을 때 대중은 '우리 아빠 같다', '부끄럽지만 밉지 않다'며 애정 어린 반응을 보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대처였습니다. 그는 즉시 SNS를 통해 '반가운 마음에 술을 많이 마셨다. 화면 밖 딸, 아들 분들께 미안하다'며 재치 있게 사과했습니다. 이 짧은 피드백 하나가 그동안 쌓인 아카이브와 만나면서, 그는 '멀리 있는 거장'이 아닌 '내가 지켜줘야 할 친근한 어른'이 되었습니다.
기업의 온드 미디어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단순히 우리 브랜드가 얼마나 우수한지 뽐내는 전시장이 아니라 때로는 실수도 인정하며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는 '인격체'로서의 기록이 쌓여야 합니다. 2030이 열광하는 진정성은 '무결점'이 아니라 '일관된 태도'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4. 콘텐츠의 복리 효과
SNS 타임라인처럼 휘발되는 콘텐츠도 필요하지만, 기업에는 축적되는 콘텐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콘텐츠의 복리 효과'입니다.
성공은 결코 선형적으로 오지 않습니다. 임성근 셰프의 유튜브도 오랫동안 정체기를 겪었지만, '흑백요리사'라는 기폭제를 만나자마자 수년 치의 콘텐츠가 한꺼번에 소비되며 엄청난 가치를 창출했습니다. 만약 쌓아둔 영상이 없었다면 대중은 그를 잠시 스쳐 지나가는 출연자 정도로 기억했을 것입니다.
예기치 않은 대중의 관심을 지속 가능한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하는 토대는 결국 축적된 콘텐츠의 힘입니다.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브랜드만의 고민의 흔적과 진심을 꾸준히 기록하십시오. 그 기록들이 임계점을 넘는 순간, 그 어떤 광고보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브랜드는 어떤 '궤적'을 남기고 있나요?
임성근 셰프는 "나는 5만 가지 소스를 만든다"고 너스레를 떱니다. 하지만 대중은 이제 그것을 허세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가 지난 10년간 증명해온 실력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 발행하는 콘텐츠 하나하나가 당장의 숫자로 증명되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이 우리를 검증하러 들어왔을 때 기꺼이 팬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신뢰의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온드 미디어에는 어떤 진정성이 쌓이고 있습니까?
나중에 고객이 여러분을 발견했을 때, 그들은 어떤 궤적을 보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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