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전략

대표님, 매출이 급하시다면서 왜 콘텐츠 마케터를 뽑고 있나요?

Ko_Peter 2026. 9. 14. 12:50

 

콘텐츠 마케터가 필요하다는 대표님들과 채용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런 경우를 종종 만납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면 대표님이 생각하는 ‘콘텐츠 마케팅’과 회사에 실제로 필요한 업무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콘텐츠를 잘 만들어서 고객을 데려오고 매출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물어보면 광고를 집행하고, 광고 소재를 만들고, 전환율을 높이고, 광고비 대비 매출을 관리하는 일이 핵심인 경우가 있습니다.


네, 이건 퍼포먼스 마케팅입니다.


이건 콘텐츠 마케팅이 나쁘거나 퍼포먼스 마케팅이 좋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회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케팅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도 해결하려는 문제와 방법은 꽤 다릅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고객의 행동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합니다. 광고를 통해 잠재고객을 데려오고, 전환을 만들고,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일이 중심입니다. 빠른 매출이나 고객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라면 필요한 역할이 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은 조금 다른 문제를 다룹니다.

회사가 고객에게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정리하고, 그것을 콘텐츠로 만들어 고객의 관심과 신뢰를 얻는 데 집중합니다. 블로그, 뉴스레터, SNS, 영상, 인터뷰, 리포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고객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만들어가는 방식입니다.

또 다른 한 축인 브랜드 마케팅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더 넓은 문제를 봅니다.

우리 회사와 브랜드가 고객에게 어떤 이미지와 의미로 기억되어야 하는지 정하고, 그 방향에 맞춰 메시지와 고객 경험을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콘텐츠는 그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콘텐츠만 만드는 것이 브랜드 마케팅의 전부는 아닙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 세 가지가 깔끔하게 나뉘지 않습니다.


특히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콘텐츠를 만들면서 광고도 집행하고, 브랜드 메시지도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직무 안에 여러 업무가 들어가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닙니다.

문제는 회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을 뽑는지 명확하게 정의하기 전에 직무 이름부터 정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콘텐츠 마케터가 필요하다’고 먼저 결정한 뒤 실제로 필요한 업무를 하나씩 붙이다 보면 콘텐츠 제작은 물론 광고, SNS, 브랜드, 전환, 매출 관리까지 한 사람의 업무로 묶이게 됩니다.

그러면 채용공고에는 콘텐츠 마케터라고 쓰여 있지만, 실제로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 모호해집니다. 회사는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기대하고, 지원자는 자신이 지원한 직무에 맞는 일을 기대하면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채용 과정에 들어가게 됩니다.

채용이 되더라도 회사 입장에서는 '왜 이 사람이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 매출을 만들지 못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지원자 입장에서는 '나는 콘텐츠 마케팅을 하려고 들어왔는데 왜 광고 성과와 매출까지 책임져야 하지?'라는 상황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은 채용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처음부터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정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문제입니다.


특히 매출이 급한 회사라면 더 그렇습니다.


매출을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면 ‘콘텐츠 마케터를 뽑을까, 퍼포먼스 마케터를 뽑을까’를 먼저 고민할 것이 아니라 지금 매출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디가 막혀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광고를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문제인지, 광고는 충분히 집행하고 있지만 전환율이 낮은 것인지, 고객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약한 것인지,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것인지에 따라 필요한 사람은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로 어떤 업무가 필요한지를 정의해야 어떤 역량을 가진 사람을 채용해야 하는지가 나옵니다.

저는 마케팅 채용에서 이 순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회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의하고 →
2) 필요한 업무를 구체화하고 →
3) 필요한 역량을 정하고 →
4) 그에 맞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

매출을 만들어야 한다면 그 매출을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이 필요한지를 분석해야 합니다. 그 결과가 광고 집행과 전환 최적화, 매체 운영과 성과 분석이라면 콘텐츠 마케터라는 이름을 붙일 이유가 없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터를 채용하면 됩니다.

반대로 당장 광고비를 늘리는 것보다 고객에게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정리하고, 콘텐츠를 통해 고객의 관심과 신뢰를 쌓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이라면 콘텐츠 마케터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결국 채용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마케터가 필요한가’가 아니라 ‘지금 회사에 어떤 일이 필요한가’입니다. 회사가 필요한 사람의 이름부터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일을 먼저 정하면, 필요한 사람도 자연스럽게 보입니다.